쏘다닌 이야기

아련한 향수에 젖게 하는, 호박촌(묵밥)

keepthesunshine 2010. 6. 24. 01:08

 

갑자기 저녁 약속이 생겼다.

버스 타기 좋은 곳이면 좋겠다고 해서

집 가까운 곳에서 묵밥집을 찾으려 인터넷을 이리저리 돌아다녀서 고른 곳.

참 많이도 상하동을 지나다녔는데

어쩌면 이 곳 간판을 봤을 법도 하건만 도대체 기억이 없다. 참~~~

 

 

 

상하동 쌍용아파트 건너편

골목 입구에 있는 안내간판을 보고 올라오면 보이는 표시.

 

 

오이밭에 탐스러운 오이들이 주렁주렁...

 

 

 

 

 

 

 

묵밥 먹고 싶어서 왔다니까 묵밥 말 김치를 꺼내서 부엌으로 가시던 사장님,

갑자기 살구 맛보게 해준다시면서 익었을 만한 살구를 향해 휘두르신다.

말만 들어도 침이 돈다.. 신 것을 정말로 못 먹는데..

 

 

그러고 보니 골목에 살구나무가 쭈~~~욱

바로 옆 건물이 교회였는데

거기서 저 강아지가 저렇게 다른 곳을 보는 시선으로 슬금슬금 사진 찍고 있는 내게 다가오더니

꼬리로 다리를 감아서 화들짝!

털 알레르기 로 복숭아도 조심하는 여름인데

개털은 더 무서워한다.

 

 

 

사장님 말씀이 올해엔 살구가 늦게 익는거란다.

다른 해 같았으면 벌써 먹을만큼 익었을 때라는데

올핸 날씨가 좀 추웠던지 늦다고 한다.

 

 

호박촌 바로 앞집,

담 너머 보이는 풍경

 

 

골목에 저녁이  오고 있다.

 

 

 

 

 

공들여 만든 대문

(다음에 가면 물어봐야겠다. 왜 문이 두 개나 있는지...)

 

 

마루에 앉아 바라본 대문

 

 

일부러 따주셨는데 떨어지면서 좀 뭉그러진 살구...

냄새는 향긋했지만 선뜻 먹지 못했는데...

그러다가 결국 상 위에 올려놓은 채 잊고 돌아왔다.

죄송해요, 애써 따주신 건데...

 

 

인사하러 나오셨다가 옆집에 잔뜩 달린 앵두를 보고 감탄했더니

몇 개 맛보라며 따고 계신다.

 

 

얘는 자두...

살구에 자두에.... 냄새로도 침을 삼키게 되는,

보기만 해도 ...으으으~~~

아이 셔~~~!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앵두, 참 달았다.

(지난 일요일, 토마토를 손에 쥐고 꼭지 따내려 힘을 주다가 그만 칼이 토마토를 지나 손가락에 박히는 사고가 있었다.

상처가 더디 아무는 터라 걱정을 많이 하며 겁먹었는데 생각보다는 잘 아물고 있다.

상처 부위가 벌어질까봐 나갈 때엔 저렇게 감싼다.)

 

약속 시간보다 이르게 가서 사진을 찍는 동안 사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데

전에는 홈페이지도 운영할 만큼 장사가 잘 되었는데 올해엔 유난히 힘들다고 하신다.

주변 가게들도 모두 어려워져서 가게를 내놓았는데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다고...

 

메뉴를 보니 콩국수, 콩탕, 콩죽 등 콩요리를 주로 하시는 듯...

코스 요리 위주에 2인, 3인, 5인으로 코스 음식이 정해져 있었다.

 

우리는 묵밥에 메밀전을 먹었는데...

오늘은 음식 사진을 찍어야지 하며 카메라를 옆에 꺼내놓고는 막상 음식이 나오니

수다떨며 먹느라 사진은 아예 생각도 못했다.

다 먹고 나서 일어나다가 그때서야 아차~~~

먹는데 정신 팔려서 음식 사진 하나 없는 음식점 소개가 되어버렸다...ㅋㅋㅋ

 

묵밥과 메밀전, 밑반찬 모두 조미료 없이  정성들인 맛이어서 깔끔하고 담백했다.

샐러드, 묵밥, 메밀전, 백김치... 맛있게 배 두드리며 다 먹었다.

 

이리도 음식을 좋아라 탐하니 없어진 허리는 언제 찾으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