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새벽 늦도록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참 속상한 전화를 받느라...
가족이라는 인연으로 묶여서 얼마나 서로를 아프게 할 수 있는지를 너무나도 분명히 알 수 있었던
지난 몇 년 간의 일들...
잠도 못 자고 일어나서 푸석한 얼굴로
약속해놓은 휴양림을 가기 위해
커피 한 잔 마시고 나선 아침..
이미 허기진 몸과 맘은 카메라를 들이밀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야, 올챙이다, 소금쟁이도 있다...
환성을 지르는 이 길벗이
맛있는 토마토를 싸와서 그나마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공사중이라 길이 끊겨 있다.
저 표지판의 끝 글귀처럼
내 몸과 마음에도 빠른 시일 안에 평화와 기쁨이 찾아들었으면 ...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 바라기보다는
내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거겠지....
내 나이테는 어느 쪽으로 더 향해있으려나....
그 누구의, 집이려나...
그동안 다닌 밥집 가운데
가장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즐겼다.
나물들의 고유한 향기와 처음 맛보는, 말로만 듣던 곰취를 맛볼 수 있었다.
노란 물이 든 밥은 치자물을 들인...
장어도, 돼지고기도 냄새가 나지 않아서 좋았고,
더구나 후배가 알려준 대로 식당안에 생선 굽는 냄새도
고기 굽는 냄새도 퍼지지 않아서 그런 배려까지도 퍽 맘에 들었다.
밥을 다 먹으면 시원한 식혜 한 병을 갖다 주는데 배가 불러서 다 마시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식혜를 정말 좋아라 하는 나로서는...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거나 밥을 먹고 나서 잠시 쉴 때...
커피와 함께 밥통 안에 담겨 있던 이 강냉이를 맘껏 먹고 싶은 양껏 퍼다 먹을 수 있다.
다 큰 남자들이 더 즐기는 듯...
그림책 이야기에도, 이렇다할 것 없는 사는 이야기에도,
늘 내게 귀 기울여 주고 마음 다해 응원해주는 밍,
정말 고맙다!
함께 걸어준 것 만으로도,
들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이렇게 먼 곳에 있는 맛있는 밥집 기억해두었다가
정말 아낌없이 선물해준 네 맘이
가슴 시리게 고마워지는 날이었다.
정말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 사람일까,
너에게 내가?
2003년 10월 송담대 평생교육원 독서지도사 저녁반에서 처음 만나
신문사로 데리러 와주기도 하고 ...
수업에 가기전 배고픔과 추위를 덜어내느라 나란히 서서 먹던 어묵꼬치도 생각나네.
저녁반 모두와 크리스마스때 고구마치즈 케이크 함께 먹으려 준비할 때 도와주던,
강좌 끝 무렵에 정석희 선생님께 드릴 꽃다발 준비할 때도 너의 도움을 받았었고...
오늘까지 이어오는 너와의 인연,
다른 사람에게보다 더 드러내어 징징대기도 했고
힘들어하는 모습도 더 많이 보여주었고,
나아지는, 훨씬 전보다 나아지는 제대로 된 언니다운 모습이어야 하는데
변함없이 더 많이 주지 못하고
더 좋은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네...
그래서 미안하고, 그만큼 고마운 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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