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달이 같은 데서 만드는 '좋은 생각'과 '행복한 동행'을 정기구독하고 있다.
그 작은 잡지를 보기 시작한 것은 한참 되어서 그만큼 애정으로 빠짐없이 읽는다.
이사 오기 전에는 두 잡지를 계속 모았었지만 지난해 이사를 앞두고 모두 정리를 했고,
이사온 후에는 책을 모으지 않으려는 원칙을 세웠기에 줄을 긋고 열심히 읽고 나서 발췌를 한 뒤엔 주위에 주거나 한다.
그런데 지난달 하순무렵 '좋은 생각' 4월호를 받아 읽다가 책의 앞 페이지와 뒷 페이지 부분에 제목만 바뀐, 내용은 똑같은 글이 실려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이미 알렸겠지 하는 마음으로 미루다가 그즈음 귀찮아도 남에게, 다음에 이런 식으로 미루지 말자는 마음가짐을 갖자 하는 결심을 했기에
'좋은 생각' 편집부로 전화를 해서 그 사실을 혹시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알고 있단다.
그러더니 곧바로 영업부로 돌려줄까요 묻는다.
무슨 말인지 몰라서 왜요 물었더니
책이 잘못 나왔으니 다시 보내달라는 소리 아니냔다.
나는 책을 다시 보내달라는 생각도 한 적이 없고 그런 생각으로 전화를 한 게 아니라 책이 잘못 만들어진 것을 알리려 전화했다고 하니
알았다며 전화를 끊는다.
끊긴 전화를 내려다보며 처음엔 내가 전화를 잘못 했나 싶다가 차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정기구독을 하는 독자 입장에서 내가 왜 책을 잘못 만들었냐고 따진 것도 아니고 화를 낸 것도 아니고,
다만 책을 잘못 만든 걸 적어도 편집부에서는 알고 있어야 하기에 전화를 했는데
편집부 담당자가 한 마디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그런 느낌을 담긴 말 한 마디 없이 전화를 받고 끊었다는 게 어이없었다.
그동안 '좋은 생각'과 '행복한 동행'의 한 줄 한 줄을 마음에 담으며 배우는 자세로 꼼꼼하게 읽었는데,
참 고마운 책을 만드는 곳이라 오래오래 더욱더 번창하길 바랐는데...
그동안의 마음이 헛된 것이었나 싶을 정도로 실망해서 정기구독을 그만둘 마음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4월 5일인가 6일쯤 다시 인쇄한 4월호가 왔다.
이미 다 읽은 터라 새로운 내용의 페이지만 보고나서 다른 사람에게 그 사연을 들려주며 주었다.
그 책을 보낸다는 전화를 할 때에도, 새롭게 인쇄한 책을 보낼 때에도, 5월호에도 지난번 일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어서 더욱 실망했다.
책을 만드는 처음의 마음, 기본적인 자세가 없어진 듯해서 나도 그 책이 전처럼 애틋하게 보아지지 않는다.
지금 같아선 가을에 끝날 정기구독을 연장하고 싶지 않다.
물론 나 하나 구독을 그만둔다고 해서 그 어떤 영향이 있을까마는,
적어도 나는 한결같지 않게 된, 안일해진 '좋은 생각'을 이제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현을 하려는 것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새로운 곳으로 옮겨가는 분께 축하와 어려운 부탁을 귀기울여 들어주신 고마움을 더해
예쁜 머그를 골라 선물하려고 며칠동안 공들여 검색을 해서
빨간색을 좋아하시는 그분께 어울릴 니나스 코리아의 빨간색 머그를 골랐다.
그 머그를 산 사람들의 블로그도 일일이 읽어보며 니나스 코리아 쇼핑몰을 들락거리다가 결국 하나에 2만원 하는 그 머그를 12일((월요일 오전)에 주문했다.
바꿀 시간이 없을 듯 해서 제품을 잘 골라 보내달라고 신신당부 하며 주문을 했고,
그 다음날이나 수요일쯤 오려니 했는데 생각보다 늦어져서 15일(목요일 오후)에 도착한 머그를 기대에 차서 풀어 보았다가 정말 실망했다.
머그 안에 든 것을 마시기 위해 손길이 갈 손잡이 부분에 뚜렷이 보이는, 빨간 바탕에 선명히 찍힌 검은 점.
조금만 옆으로 돌리면 눈에 들어오는 기포, 조금 더 뒤를 살피면 이번엔 검은 얼룩이 있다.
아니, 2천원을 주고 산 스타벅스 머그도 이런 게 전혀 없었는데, 하나하나 수제 작업한다는 독일제 머그도 아닌데
검은 점도 화나는데 얼룩까지 보인다니...급한 마음에 게시판에 불만스럽다는 글을 쓰고...
이걸 어떻게 선물해야하나 도무지 대책이 안서서 전화를 했다.
대표이사 라는 분이 전화를 받아서 내 말을 다 듣더니 여지껏 그런 컵을 받았다는 전화나 불만 사항이 없었다고 한다.
내가 쓰는 거라고 해도 2만원짜리가 이래서는 안되는 거 아니냐고, 더구나 귀하게 선물할 거라고 그렇게 당부하고 부탁하지 않았느냐고
울고 싶은 심정으로 그 머그를 되돌려보낼 테니 보고 다시 새로운 제품으로 빨리 보내달라고 했다.
그 대표이사는 머그 보내지 않아도 되니 깨버리든지 하라고 하며 전화 통화 중에 새로운 포장을 뜯어 확인한다며 그 머그를 서둘러 보내주겠다고 한다.
그래서 게시판에 쓴 불만은 일단 지우고 새로운 머그 받으면 인사 남기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니나스 머그 새로이 보내드렸습니다 ~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생각하니 제가 더 죄송하네요." (4월15일 오후 6:57)
"널리 양해 부탁드리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 니나스 대표이사 이민재 올림" (4월15일 오후 6:57)
빠르게 처리해주셔서 고맙다고 답을 보냈더니,
"고맙습니다 ~ 니나스의 친구로서 늘 행복하시길 ~ ^^ 새로운 차 입고되면 먼저 맛보여드릴께요 ^^" (4월15일 오후 7:41)
프랑스에서 니나스 라는 브랜드의 홍차와 소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곳으로 이번에 알게 되어 비록 처음 받아본 머그는 실망스러웠지만
불만을 차분히 들어주고 선물을 해야하는 내 입장과 실망한 마음을 헤아려주어서 빠르게 대처해준 고마움이 커서
처음의 실망은 그렇게 다행스런 기쁨으로 바뀌어 그 회사와 그 대표이사를 축복하는 마음이 되게 하고 남산에 자리 잡고 있다는 찻집으로 가보고 싶게 한다.
두 곳에 대한 나의 아쉬움을 대하는 방식이 너무나 달랐기에
두 곳에 대한 마음도 그 차이만큼 달라지게 된 것이다.
유감천만인 '좋은 생각'...
다행스런 마음 든 니나스코리아...
4월에 겪은 우여곡절 가운데 한 편이다.
(토요일에 도착한 새 머그는 깨끗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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