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 이야기

와작와작 꿀꺽~ 책 먹는 여름방학

keepthesunshine 2010. 7. 12. 21:38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림책읽기

 

여름방학이다.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들판의 곡식과 열매가 여물어가는 한여름, 아이들은 다가오는 새 학기를 위해 한숨 돌리며 몸과 마음을 키우는 시간이다.

아이들이 방학하면 어른들은 개학이라며 미리 지치게 되는데 무더위를 저만치 밀어내면서 보람도 챙길 수 있는 방법으로 맛있는 그림책읽기를 해 보는 거다.

 

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책 먹는 여우>와 책 먹는 것을 좋아하는 <와작와작 꿀꺽 책 먹는 아이>가 있다. 이 여우와 아이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법으로 <책을 좋아하는 햄스터>와 <현상수배 글 읽는 늑대> <책 읽는 허수아비> <책 읽기 좋아하는 할머니>까지 이어 읽는다면 책 속에서 또 다른 책들을 만나게 된다.

 

이처럼 우정, 인권, 환경, 전쟁의 주제별 독서법과 역사, 사회, 경제, 과학의 장르별 독서법, 교과목과 연계된 책 읽기와 교과서에 실린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읽기 등 여러 방법 가운데 아이에게 알맞은 것을 한두 가지 정해서 수준에 맞는 책들을 고른다.

주제별, 장르별로 책을 정해 읽게 되면 하나의 주제를 놓고 여러 작가가 펼친 다양한 의견을 읽을 수 있다. 이러한 책읽기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까운 지역 도서관에 가서 수많은 책들 사이를 오가며 다른 책들로,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펼칠 수 있다.

 

우정이라는 주제를 골랐다면 <아모스와 보리스> <새앙 쥐와 태엽 쥐> <큰 늑대 작은 늑대> <도둑맞은 토끼>를 읽으며 책 속에 나오는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관계 맺기를 되짚어 볼 수 있다.

 

<인어는 기름 바다에서도 숨을 쉴 수 있나요?> <검은 땅에 핀 초록빛 꿈> <링링은 황사를 싫어해> <이건 꿈일 뿐이야> 등은 제목으로도 환경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책으로 할 수 있는 역사 읽기는 더욱 폭넓다. <경복궁> <임금님의 집 창덕궁> <수원 화성> <도산서원> <하루에 돌아보는 우리 궁궐>을 읽고 나서 유적지를 다녀오는 체험활동이 이루어지면 더 좋다. 날도 더운데 궁궐을 돌아다니는 게 꺼려진다면 시원한 고궁박물관에 가도 된다. <도산 서원>을 읽고 수지 상현동에 있는 심곡서원을 둘러 볼 수도 있다. 물론 규모나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를 수 있지만 아이가 그러한 점들도 비교하며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 아닌가. <수원 화성>을 팔 옆에 끼고 수원 화성을 갈 수도 있지만 남한산성을 찾아 갈 수도 있다.

<도기자기 우리 도자기> <그림 잔치를 벌여보자> 등은 박물관에 가서 유물들을 보고 온 뒤에 <누구 없어요> 같이 마음에 드는 유물을 골라 상상하는 이야기를 써 볼 수 있겠다.

역사적 인물 이야기를 만화나 그림책으로 읽었다면 <첫 임금 이야기> <명재상 이야기> <전쟁영웅 이야기> <선비학자 이야기> <예술가 이야기> 등 역사의 물줄기를 더듬을 수 있는 책으로 이어지게 한다. <조선을 놀라게 한 요상한 동물들>은 ‘조선왕조실록’ 속에서 찾은 동물 이야기에 역사적 상상력이 더해져 재미있다.

 

과학은 어떻게 읽을까. 생물, 지구과학, 기술과학, 정보, 천문과학 여러 갈래 가운데 궁금한 한 가지를 정한다. 예를 들어 별자리를 택했다면 별과 별자리에 관한 책읽기를 하고 천문대를 찾아가서 여름 밤하늘의 별자리 탐험을 한다면 오래도록 기억되는 경험이 될 것이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다면 가족 여행 계획 세우기에 아이들을 참여하게 한다. 여행할 곳에 대해 팸플릿, 가이드북, 인터넷 등을 통해서 날씨, 지리와 특징, 음식 등을 알아보게 하는 과정에서도 읽기를 시킬 수 있다. 다른 나라를 여행할 예정이라면 그 나라의 옛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찾아본다. <복숭아 동자>는 일본, <배고픈 외투>는 터키, <우락부락 염소 삼 형제>는 노르웨이, <불새와 붉은 말과 바실리사 공주>는 러시아, <노래하는 너그메트 공주>는 남아메리카, <코끼리 목욕통>은 미얀마, <거미 아난시>는 아프리카, 나라마다 더 찾아보는 추적 놀이를 해볼 수 있겠다.

산으로 여행을 간다면 <식물도감> <아카시아 파마> <풀싸움> <각시 각시 풀각시> 중 하나를 가지고 가서 책에 나오는 대로 해본다. 요즘 흔한 아카시아 이파리로 머리를 말아서 파마를 하거나 잎을 떼어내며 이런저런 게임을 해보고 풀을 한 가지씩 관찰해서 자신만의 풀 도감을 만들어도 좋겠다.

바다에 간다면 제목에 바다가 들어갔거나 바다에서 사는 생물에 관한 그림책을 누가 많이 찾나 게임을 한다. <고래들의 노래> <바다를 담은 그림책> <바다로 간 화가> <바다에 잠긴 비밀을 건져라> <마지막 휴양지> 외에도 많고도 많다.

 

방학을 맞아 개봉하는 영화와 DVD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슈렉’의 원작인 윌리엄 스타이그의 <슈렉>을 비롯해서 ‘작은 영웅 데스페로’와 <생쥐 기사 데스페로>, <샬롯의 거미줄> <나니아 연대기> 등도 책과 영화를 같이 즐길 수 있는 책이다. 곧 개봉할 ‘토이 스토리 3’은 <가장 사랑받는 곰 인형> <시메옹을 찾아 주세요> <에밀리의 토끼 인형> <조그만 광대 인형>을 이어 보며 생각해 볼 수 있다.

 

요즈음 안전한 곳이 드물 만큼 곳곳에서 너무나 많은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성폭력 예방 교육과 대처 방법을 담은 <가족앨범> <슬픈 란돌린> <말해도 괜찮아> <내 몸은 나의 것> 등을 함께 읽으며 알려주는 시간도 가져봄직하다.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수학과 관련된 책을, 과학이나 역사를 버거워하는 아이에게는 과학과 역사가 담긴 그림책을 읽도록 해서 재미있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방법이 교과목과 연계된 책읽기다. <옛날 옛적에 수학이 말이야: 세계 여러 나라의 수학이야기> <우리 겨레는 수학의 달인 - 경주로 떠나는 수학여행> 등은 수학과 역사가 어우러진 책이다.

 

 

내가 찾아낸 책을 읽으며 지은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내 주변의 세상은 어떤지 돌아보며 생각하는 힘이 한껏 커지는 여름방학을 지내보자. 그러다가 정말 먹고 싶을 만큼 맛있는 책이 생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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