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경 사진展
용인오일장 사람들
2011. 7.19. ~ 8.18.
한국미술관 본관
(미술관 관람 시간 10:00 ~ 18:00, 월요일 휴관)
잡곡을 파는 용인토박이 명선이는 손님이 없으면 늘 신문을 본다.
몰래카메라를 찍던 나를 힐끔 보더니
"친구야! 감기 좀 사가라"며 능청을 떤다.
학창시절에도 결석 한 번 않던 범생이 친구였다. (도록에서)
골목에서의 독백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골목길 하나 있다.
그 길 가다보면 이른 아침 마당을 쓸며 막다른 골목으로
사라지는 누군가의 뒷모습 볼 수 있겠지
가난한 별들이 머물렀던 우물가에 가면 그리운 얼굴들
맘껏 길어 올리고,
예고 없이 반송된 내 유년의 꿈은 제 속살을 비워가는
고목나무처럼 힘겹게 꽃을 피우련만
마지막 생애까지 목련을 터뜨렸던 봄날이 무너져 내릴 땐
우리 모두 하염없이 울어 버릴 거야
저 멀리 사라지는 발자국 소리 물어뜯던 개 짖는 소리마저
골목길을 빠져 나가는 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가난한 별들이 모여 살 수 있는 푸른 샛강 하나쯤 흐르면 좋겠다. (김종경)
김량천의 안개
안개처럼 떠다니던 삶이 가벼워
그들은 항상 술을 퍼마셨고,
가끔은 안개가 범람하는 김량천에 몸을 던졌다
안개를 몰고 다니던 신작로 가로등도
허기를 태워 불을 켜고 있는지
포장마차에서는
누구나 안개를 그냥 술처럼 마신다
흔들리는 불빛에 만취한 노래는
안개가 쌓인 둑방을 넘지 못해
김량천 너른 변에 서서 오줌을 갈긴다
일렬횡대로 웅크린 포장마차 불빛들은
안개의 생살을 찢고 나와 꽃상여처럼 두둥실
이따금 구겨진 담배꽁초들이
술 취한 언어와 함께 안개 속에 버려지고
그중 몇 놈은 욕설과 멱살잡이를
또 다른 몇 놈은
집어등集漁燈 같은 불빛을 따라
김량천 안개에 속살까지 흠뻑 적셨다. (김종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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