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다닌 이야기

를리외르, 책을 만나다 <예술제본전>

keepthesunshine 2010. 7. 27. 16:50

 

 

를리외르, 책을 만나다

<예술제본展>

 

 

전시기간: 2010년 7월 6일(화)  ~  8월 31일(화)

전시장소: 인천직할시 수봉도서관 3층 문화누리(매주 월요일은 휴관)

 

이 전시회는 프랑스 정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를리외르(Relieur: 예술제본가)였던

백순덕 예술제본가를 기리며 제자들이 여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전시회이다.

 

1991년말 책을 좋아했던 백순덕 씨는 무작정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다.

이곳저곳에 원서를 넣었지만 나이 제한에 걸려 입학이 되지 않았는데

우연히 찾아간 학교에서 예술제본을 알게 된다.

1992년부터 1998년 12월에 귀국할 때까지  7년간

프랑스 UCAD 제본학교, 아틀리에 베지네를 거치며 예술제본의 이론과 실기를 배운다.

 

 

1999년 1월 홍대 앞에 우리나라 유일의 예술제본 전문 공방인 '렉또베르쏘'를 운영하며 후진을 가르치며 키워오다가

2008년 6월 29일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녀의 이름을 그림책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의 책날개에서 보고 인터넷으로 찾아보다가

전시회 소식을 알게 되어 인천까지 다녀왔으니

그림책으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알게 되는 요즘이다.

 

 

뚱이와 더위를 무릅쓰고

그 먼 길을 ...

용인 시내에서 67번 버스 타고 보정역까지,

분당선 처음 역인 보정역에서 마지막 역 선릉까지 가서

사당 쪽으로 가는 순환선 타고 신도림 역으로,

다시 인천행으로 갈아타서 도화역까지...

 

오후 3시가 넘은 시간,

점심을 허겁지겁 먹고 와서인지 배가 고팠지만

전시회 규모가 어떤지 잘 몰라서

먼저 전시회를 보고 나와서 맘 편하게 먹기로 하고

뙤약볕이 내리쬐는 언덕길을 헉헉대며 올라갔다.

 

도서관으로 걸어가다가 운동기구에 매달려 놀고 있는 서너 명의 아이들을 본 5학년 뚱이의 한 마디,

덥지도 않나...이 더위에 저렇게 놀고 있으니...얘들도, 참...

 

애늙은이 말투에 빠~~앙 터졌다.

 

너도 그런 얘들이었거던, 얼마 안되었거든. 

 

어쨌거나 힘들다고 투덜대지 않고 따라와준 뚱이, 어른들도 너같을 수 없는데.

 

 

 

 

 

 

 

 

 

 

 

 

 

 

 

 

 

 

 

 

 

 

 

 

예술제본된 책들은 각각의 작품이라 사진을 찍을 수 없다고 해서...

작업도구들만 ...

 

 

왼쪽으로 보이는 서가는 도서관 책들이고

유리진열장 5개, 오른쪽 벽면 패널들이 전시장 전체...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놀라고, 책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아쉽다 못해 화나고,

배는 고픈 데 그림책 관련 잡지가 눈에 띄어서 대강 넘겨 보고...

 

더위에 지친 뚱이가 그나마 허기져서 쓰러질까봐 얼른 나왔다.

 

 

 

 

 

수봉공원

 

 

둘 다 먼 길 온 거에 비해서 참 아쉬웠던 전시회에 쩝...

 

아이를 데리고 다닐 때엔 길을 꼭 물으며 다닌다.

아이가 지치지 않도록....

 

도화 역에서 나와 수봉도서관까지 어느 만큼 가야 하는지 몰라서

길을 물으며 택시 탈까요 했더니 멀지 않으니

꼭 걸어가라고 방향과 표지판을 자세히 알려 주시던 아저씨,

도서관에서 나와 인천 버스터미널 방향을 물었을 때, 가던 길을 되돌아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노선과 번호를 확인해주던 아주머니,

버스에서 정류장을 물었을 때 알려주던 세 사람...

그 친절한 마음들 덕분에 뚱이와 헤매지 않고 길을 잘 찾아 다닐 수 있었다.

 

버스터미널과 붙어 있는 백화점에서

거한^^ 저녁을 먹었다.

값도 값이려니와 아주아주 푸짐한...ㅋㅋ

 

돌아올 때엔 용인까지 한 번에 가는 직행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둘 다 잠에 떨어질 줄 알았는데 그림책 이야기로 수다를 떨며 용인까지~~~ 왔다.

 

 

혼자 갔다면 분명 더위에 지쳐서 몸져 누웠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함께 가준 뚱이가 큰 의지가 되어서인지 힘든 게 훨씬 덜했다.

고맙다고 했더니, 우리의 뚱이가 그런다.

 

"저도 이모 덕에 좋은 경험 했어요!^^"

 

이 날 뚱이가 카메라를 가져온 탓인지  

뚱이를 프레임에 담으려는 걸 잊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