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마당을 나온 암탉 (8. 9)
잎사귀는 꽃의 어머니야.
숨쉬고, 비바람을 견디고, 햇빛을 간직했다가 눈부시게 하얀 꽃을 키워 내지.
아마 잎사귀가 아니면 나무는 못 살거야.
잎사귀는 정말 훌륭하지.
이름을 불러 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기분 좋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우리는 다르게 생겨서 서로를 속속들이 이해할 수 없지만 사랑할 수는 있어.
나는 너를 존경해.
어리다는 건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
아가, 너도 이제 한 가지를 배웠구나.
같은 족속이라고 모두 사랑하는 건 아니란다.
중요한 건 서로를 이해하는 것! 바로 그게 사랑이야.
하고 싶은 걸 해야지.
그게 뭔지 네 자신에게 물어 봐.
12. 그을린 사랑 (8. 3)
영화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쌍둥이 남매는 유언장을 받아들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유언장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주문을 하고 있었다.
첫째 (이미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를 찾아 내 편지를 전달할 것.
둘째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큰오빠를 찾아 내 편지를 전달할 것.
셋째 앞선 두 개의 주문이 달성되지 못할 경우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지 말 것.
남매는 유언을 따라 어머니의 인생을 관통하는 여정에 오른다.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와 오빠를 찾아낸다.
모두 마주한 그 길 위에서, 그들은 말이 없다.
<그을린 사랑>의 무대는 가상의 중동 국가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곧 이 공간이 레바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잠시 역사적 맥락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레바논은 비잔틴 제국의 영토일 때부터 뿌리깊은 기독교(마론파) 지역이었다.
그랬던 것이 오스만 제국에 지배되면서 급속한 이슬람화가 진행되었다.
결국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가 5:5 정도의 비율을 이루게 되었다.
세계대전과 이스라엘 건국 이후 요르단 내전을 거치면서
고향을 빼앗긴 수많은 팔레스타인 난민이 레바논에 유입되었다.
자연히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는 기독교 민병대와
이슬람교도의 지원을 받는 말레스타인 무장세력 사이에 내전이 발생했다.
복수와 그에 대한 복수와,
다시 그에 대한 복수가 이어지던 나날들이었다.
<그을린 사랑>은 바로 이 시기를 다루고 있다.
어머니는 기독교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신념을 좇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가담했었다.
쌍둥이 남매는 아버지와 오빠를 찾기 위해 그때 그 시절을 추적해야만 한다.
<그을린 사랑>을 보고 있으면 레바논 내전의 역사가 우리의 사연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에
소름 끼칠 정도로 자각하게 된다.
우리와 우리 형제 사이의 악연이 단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라는 거대한 맥락과 결부된 파국에서 비롯된 것일 때,
우리와 그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일방적인 가해자나 피해자일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형제를 어떻게 용서하고 용서받을 것인가.
영화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선 진실을 찾을 것.
그리고 모든 것이 명백해졌을 때, 함께 살아갈 용기와 의지를 갈구할 것.
<그을린 사랑>은 진실을 안다는 것의 고단함과 피폐함,
더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갈 의지를 모색하는 행위의 숭고함에 대해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외치는 영화다.
자기 반성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조차 망각하고
수만가지 서로 다른 낯빛과 변명으로 자기만의 주관적인 역사를 창조해내는 사람들의 나라에서,
이 영화의 생떼는 매우 선명하고 처연하게 우리를 겨누고 있다.
(허지웅, 영화 평론가)
11. 바니 버디 : HOP (7.23)
이스터 섬 석상 아래에 '이스터 토끼'가 운영하는 초콜릿 공장이 있다는 상상.
이스터 토끼의 아들이자 초콜릿 공장의 후계자 '이비'는 드러머를 꿈꾸는 별난 토끼.
이비가 꿈을 이루기 위해 할리우드로 떠난 사이
초콜릿 공장의 '2인자'인 병아리 '칼로스'는 공장을 차지하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킨다.
토끼들과 초콜릿 공장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인간들과 도시의 풍경은 실사로 찍어 결합했다.
10.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 (7.20)
1997년 소설로 나온 1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영화로 만들어진 게,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2001)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우리의 본질은 능력이 아니라 선택에 따라서 나타난다.
호그와트로 온 첫날밤,
모두들 잠에 곯아 떨어졌건만 헤드위그 앞에 두고 앉은 채 창 밖을 보고 있는 해리...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2002) Harry Potter and the Chamber of Secrets
내가 좋아하는 집요정 도비, 자료사진이 별로지만
영화에서는 볼수록 귀여운 우리의 도비, 도비...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Harry Potter and the Prisoner of Azkaban, 2004)
해리포터와 불의 잔 (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 2005)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2007) 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끔찍한 죽음을 눈으로 본 사람만이 볼 수 있다는, 세스트랄..
마법 실험을 하다가 죽은 엄마를 본 루나와
마법부 미스터리 부서에서 벨라트릭스의 죽음의 저주를 받은 시리우스 블랙을 본 해리의 아픔이 와닿던 장면..
그러고보면 해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참 많이 잃었다.
엄마 릴리, 아빠 제임스, 대부인 시리우스 블랙, 알버스 덤블도어, 도비
그 밖에도 더 많은 이들...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2009)
그러고 보면 이 영화에선 반복되는 게 참 많다.
기차역 장면도 그 중의 하나.
시리즈 마지막 편인 죽음의 성물 2에서도
해리는 덤블도어와 호그와트역에서 감동적인 대화를 나눈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I, 2010)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2011)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II
죽은 사람들을 동정하지 말고 산 사람들을 동정하렴.
특히나 사랑 없이 사는 사람들을.
무한도전만큼이나 기나긴 에피소드를 이끌고 온 이들...
이 모든 이야기들이 결코 상상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만든, 해리 포터의 작가!
9. 소중한 날의 꿈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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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KUNG FU PADDA 2 (6.16)
7. 써니 sunny (6.16)
6. 일루셔니스트 (6.17)
5. 써니 sunny (5.21)
'추억'이란 놈은, 정말이지 난데없이 밀려든다.
"꿈에~어제 꿈에 보았던 이름 모를 너를 나는 못 잊어…."
조덕배가 부른 '꿈에'의 한 소절만 들려도, 그때의 '너'가 생각나니 참으로 주책맞고,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갑자기 서정윤의 시 <홀로 서기> 한 구절이라도 떠오르면
'아니, 그땐 그걸 왜 외우고 다녔을까?' 피식 웃음이 나니 말이다.
이젠 40대가 된 아줌마들의 눈부셨던 여고 시절을 담은 강형철 감독의 영화 <써니>는
1980년대 풍경과 음악으로 당시의 추억을 아련하게, 또 촌스럽지 않게 스크린에 채색하면서
개봉 2주 만에 관객 2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830만 관객을 불러들인 강 감독의 <과속 스캔들> 때도 작업을 같이한
이요한 미술감독, 김준석 음악감독에게서 추억을 재생시킨 영화의 힘을 들어봤다.
관객이 알든 말든, 이요한 미술감독은
80년대 장면인 여고 교실 뒤편 게시판에 시 <홀로 서기>를 붙여 놓았고,
관객이 보든 말든, '써니파'와 '소녀시대파'가 맞붙는 공터 담벼락에
그 시절 유행한 외국 드라마 <브이>의 '브이(V)'자를 그려놓았다.
"영화미술이 과하게 드러나면 영화적 드라마를 해치게 된다"며
그 풍경을 자연스럽게 녹여 "그래, 그땐 그랬지"라며 끄덕이게 만들도록 했다는 것이다.
영화엔 변진섭, 전영록 등의 사진으로 덮인 필통과,
여고 방송실에 걸린 가수 박혜성의 브로마이드 사진 등이 나오거나,
각종 영화 포스터도 등장해 '80년대'로 이끄는데,
"초상권 침해 문제가 나지 않도록 20명 넘는 분들에게 다 허락을 구했고,
'그때 야한 거 많이 찍었는데 비키니 사진 말고 예쁜 사진 써달라'고 부탁하는 분도 있었다"고 한다.
영화 속 나이키 가방, 프로스펙스 신발, 써니텐 음료수병 등은 직접 제작했고,
브로마이드 사진은 해당 연예인 인터넷 '팬카페'에 들어가 80년대 사진을 다운받았는데,
역시나 관객이 눈치챌 수도 없는데 브로마이드에 '우리들의 영원한 오빠 박혜성'식의 문구까지 써넣었다.
시위대와 전경, 소녀들이 뒤엉켜 싸우는 서울 종로 한복판은 경남 합천에 1억여원을 들여 지은 세트다.
피카디리 극장, 옛 롯데리아 건물, '45분 완성 허바허바 사진관', 와이엠시에이(YMCA), 금성판매센터 등을 재현했다.
이 감독은 "당시 이 건물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한 장면에 보이도록 압축해서 지었고,
그땐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진 건물과 지금도 있는데
모두가 아는 건물을 지어 그때를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피카디리 극장에 걸린 영화 <록키> 간판은 미술팀이 직접 그렸고,
시위 장면과 아이들의 싸움 등 대립구도를 위해 복싱영화인 <록키>를 의도적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여고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살리기 위해
실제 걸려 있던 강당의 어두운 검정색 암막천을 걷어내고 아이보리 색 커튼으로 바꾸는 등
80년대 장면에선 빛이 많이 들어가게 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라디오 <밤의 디스크쇼>를 진행하던 디제이(DJ) 이종환이
여고 시절 '7공주파'의 이름을 팝그룹 보니엠이 부른 '써니'라고 지어준 뒤
조덕배의 '꿈에'를 틀어주면서 관객들을 80년대로 끌어들인다.
김준석 음악감독은 "'꿈에' 음악이 흐르면서 (성인이 된) '나미' 장면으로 돌아가는데,
옛 시절에 젖는 나미의 모습과 잘 어울리는 노래"라고 했다.
10대 시절 '나미'와 '수지'가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실 때 흐르는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에 대해선
"나미가 술을 마시며 '크흐'하는 소리를 내는데,
'세월이 가면'의 '가슴이 터질 듯한'이란 가사가 딱 맞지 않냐"며 웃었다.
소피 마르소가 주연한 영화 <라 붐>에 나오는 리차드 앤더슨의 노래 '리얼리티'는
짝사랑하는 '나미'의 테마곡으로 쓰이는데,
영화는 관객들에게 익숙한 부분인 '드림스 아 마이 리얼리티…'란 대목에서
볼륨을 키우며 관객의 감상의 볼륨까지 높인다.
김 감독은 "'리얼리티'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 8개월이나 걸렸다"고 했다.
관객 동원수에 따라 '리얼리티' 저작권료를 추가로 지불하는 조건이 붙었다고 한다.
시위대와 소녀들이 뒤엉키는 장면에서 나오는 3인조 음악그룹 조이의 '터치 바이 터치'는
제작진의 장난기가 엿보인다.
김 감독은 "'터치'란 가사에서 서로 주먹을 휘두르고,
'스킨 투 스킨'에선 서로 살을 맞대고,
'러브'란 가사에선 서로 껴안는 등 가사와 장면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80년대를 상징하면서, 그 음악만 들어도 향수와 공감을 일으키는 곡들을 골랐다며"며
"영화에 나오는 나머지 음악의 40% 부분을 작곡하면서
80년대 최고 음악들과 함께 이어져야 한다는 부담도 컸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한겨레신문 2011년 5월 18일자 25면)
어른 나미가 굳은 식빵을 베어물며 창밖을 내다보다가
회상에 잠기는 장면에서 흐르는 첫 음악의 선율을 듣는 순간부터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한준호를 만나고 돌아오던 어른 나미가 실망을 가누지 못해 흐느끼던 어린 나미를 손잡아주는 장면과
'써니'의 영원한 짱 춘화의 영전 앞에서 춤으로 인사하던 장면이 마음에 남는다.
4. 달빛 길어올리기 (3.25)
대야에 비추던 달,
'달빛이 너무 탐나 물을 길러 갔다가
달도 함께 담았네
돌아와서야 응당 깨달았네
물을 비우면 달빛도 사라진다는 것을'이라던 대사,
그리고 달밤 아래 굽어들던 전주 골목길은 인상적이었지만
한지의 속깊은 이야기가 채워지지 않아 아쉬웠다.
3. 로맨틱 헤븐 (3.25)
암 투병중인 엄마의 마지막 희망을 찾아나서는, 미미
사랑하는 아내가 죽은 민규,
평생 가슴에 묻어 둔 할아버지의 첫사랑을 만나는 지욱
---
하느님은 천지창조를 마치신 후 일곱째 날에 쉬신 게 아니라
사랑을, 모든 사람이 이해하고 용서하고 어울려 살도록 사랑을 만드시고 나서 보니 참 좋았다고 하시는데...
극장 오디오가 안 좋은 건지 내 귀가 어두워진 건지 모르겠는데
대사가 웅웅거려서 잘 들리지 않아 쟤 뭐래 하는 부분이 두세군데...
그냥...
난 장진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본 거고
장진 감독의 익살이 어떤 건지 살짝 맛본 정도.
2. 랭고 Rango (3. 9)
랭고보다 더 웃겼던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