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 이야기

미리 하는 책거리

keepthesunshine 2011. 4. 2. 16:51

 

 

 

4월에 읽을 책들을 구성도서관에서 빌려오면서 이번엔 책거리를 미리 하고 싶어졌다.

이 좋은 자리에 술향기가 빠지면 혼자 섭섭해서

2천원 주고 산 매실주가  머그로 한 잔이 되었다.

그걸  홀짝 홀짝 마시다가... 그만

지난밤 말 그대로 뻗어버렸다.

어찌어찌 설겆이를 겨우 하고나니 누워야할 만큼 어지러웠다.

그러고는 그냥  잠이 들었다.

불도 켜놓고 책은 머리맡에 쌓아놓고...

몸이 힘들어서인지 푹 잠들지 못하고 자꾸 깼다가 잠들었다가를 반복,

꼭 정신을 차렸다가 다시 잃었다가 했던 것 같다.

밤 12시에 시작하는 라디오 방송 정엽의 '푸른밤'을 듣겠다는 갸륵한(?) 일념에

억지로 일어난 11시40분, 머리는 깨질 듯 아프고 속도 뒤틀리고.

술 마시는 책거리는 이제 안녕이다.

겪어야 깨달으니, 나도 참 어지간하다, 미련하기가...

 

물을 연거푸 들이키며 라디오를 들으며

 읽기 시작한 <서늘한 미인>을 기어이 다 읽고 잤다.

이로써 2009년에 읽은 <예술가의 방>에 이어 읽으려 했던 김지은의 책 2권을 다 읽은 셈.

3월에 읽은 <꽃 피는 삶에 홀리다>를 읽으며 손철주의 다른 책들도 더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도서관을 뒤져서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2010년에 나온 개정판은 아니지만)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이 책도 개정판이 아니고)

<인생이 그림 같다> (수지도서관에서 상호대차한) 을 데려왔다.

책이 나온 순서를 거꾸로 읽는 것이 되었지만 그래서 같은 작가라도 문체가 달라지는 차이라든지

눈길이나 생각이 달라지고 깊어지는 차이를 읽고 느끼는 재미가 쏠쏠하다.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를 읽다 보니

오래전 읽었던 알베르 카뮈, 장 그르니에, 김화영 등 이름들이 툭툭 튀어 나온다.

그래서 뚱이네서 다시 김화영이 옮긴 카뮈의 책 몇 권과 김화영이 쓴 <행복의 충격>을 다시 가져왔다.

장 그르니에의 <섬>도 다시 읽을 거다. (오래 전 읽은 그 책은 누구에게 가있을까...)

스물 몇으로 꼽는 그 나이에 만난 카뮈와 그르니에, 김화영...

(아! 이토록 나를 부르는 지중해의 푸른 목소리를 그 바람의 노래를 나는 듣는다.)

기억은 아득해서 글에서 얻은 뉘앙스조차 남아있는 게 없어 허무하기도 했지만

그 이름들을 이렇게 다시 만나 새롭게 읽는 기쁨으로 생각하자고 마음을 바꿨다.

(뻔뻔한 합리화^.^;;)

김화영의 이름을 <서늘한 미인>에서 다시 만났다.

그래서 미셀 투르니에의 책 몇 권도 목록에 덧붙이고 김경미 시인의 시집도 더 얹어놓는다.

송명규의 <후투티를 기다리며>는 도서관 누리집에서

북로그세미나로 글쓴이가 강연회를 한다는 소식을 보고 읽어볼 맘이 든 책이다.

(초청강연회: 4월 27일(수) 저녁 7시~9시, 용인어린이도서관)

<후투티를 기다리며> (용인시립도서관에서 상호대차)를 보고 괜찮으면

저자의 다른 책 <모래 군의 열두 달> <숲의 서사시>도 읽으려고 한다.

이런, 이런...목록이 꽤나 길어졌다.

 

책을 읽다가 글이 맘에 들면 그 작가의 책들을 쭈루룩 찾아 읽는다.

그러다가 그 책에서 나온 다른 책들을 찾아 보기도 한다.

비슷한 주제로 쓴 책들을 골라 비교하며 읽기도 한다.

이렇게 저렇게 책을 고르는 지평은 넓어지는 듯 싶지만

그에 비해 기억하는 넓이와 깊이는 어째 전보다 점점더 줄어들고 얕아지니...

그렇다해도 책을 찾아 다니고 책 속에서 헤매다니는 즐거움이 무엇보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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