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다닌 이야기

화성을 걷다(9.18.)

keepthesunshine 2011. 9. 22. 00:07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은 까닭이고

 

내사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윤동주, <길>

 

 

'쏘다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엠마오 - 평택항(4.11)  (0) 2012.05.02
샹그릴라 와인  (0) 2012.05.02
어떤 세리모니(9. 4.)  (0) 2011.09.05
여수에 마음을 두고 오다(8.17.)  (0) 2011.09.01
여수에 머물다(8.16.)  (0) 2011.08.29